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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재테크/주식 투자

돌아온 인플레이션,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자이언트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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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시나리오 1: 인플레이션을 잡은 출 알았으나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인플레이션
시나리오 2: 경기 침체를 겪지만 인플레이션 위협에서는 벗어나는 경우
시나리오 3: 물가와 경기 침체를 모두 잡으려다 자산 가격 붕괴와 디플레이션을 불러오는 경우
시나리오 4: 약간의 경기 둔화와 통제 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돌아온 인플레이션,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지난 30여 년 동안은 세계화와 중국의 유휴노동력 활용 등 온갓 특별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무리 돈을 풀어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 없었던 아주 특별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소들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는 연준이 과도하게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정상적인 환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환경의 변화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완벽하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연준이 과도하게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는 정상적인 경제 환경이 다시 시작된 상황에서, 향후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큰 영항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파월의 연준이 물가 폭등을 붙러온 주범으로 지목된 반큼, 인플레이선을 전망할 때에는 '연준의 무능'에 따른 물가통제력 약화 가능성도 같이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럼 여러 가능성을 살퍼보도록 하죠. 일단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 방식에 따라 인플레이션 전망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볼 수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시나리오를 정리해 봤습니다.

 

시나리오 1: 인플레이션을 잡은 출 알았으나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인플레이션

시나리오 2: 경기 침체를 겪지만 인플레이션 위협에서는 벗어나는 경우

시나리오 3: 물가와 경기 침체를 모두 잡으려다 자산 가격 붕괴와 디플레이션을 불러오는 경우

시나리오 4: 약간의 경기 둔화와 통제 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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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1: 끝날듯끝나지않는 인플레이션

그럼 하니씩 살펴봅시다. 현재로서는 시나리오 1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일단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만큼 당장은 물가 상승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죠. 이렇게 물가 지표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힌 줄 알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피크론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부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때 연준은 가장 어려운 시험대에 오를 겁니다. 최근 30여 년 동안 저물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연준이 돈만 풀면 경기가 회복되는 것을 목격해 왔기 때문에, 연준은 눈앞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곧바로 돈을 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한번 등장한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은 끝난 듯하다가도 아주 조금만 틈이 생기면 되살아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기대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일단 한번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면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울 미리 확보해 두려는 성향을 갖게 됩니다. 이는 끝없이 초과수요를 만들어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됩니다. 통상 근로계약은 짧으면 수개월, 길면 1년 단위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차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미국의 물가가 8% 올랐다고 가정할 때, 미처 임금 인상을 하지 못했던 근로자들은 이듬해 8% 이상의 임금을 올려야 실질임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디음 해에도 물가가 계속 폭등할 경우, 8%만으로는 실질 임금 감소를 막을 수가 없게 되죠.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여기에 내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더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됩니다. 지금처럼 미국에서 구인난이 게속되는 경우 사업주는 임금을 올려줄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임금 인상이 다시 물가를 끌어울리는 원인이 됩니다.

 

이는 원자재나 중간재 납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리는 기대가 커지면 최대한 계약 단가를 올리려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인플레이션은 다양한 경로로 지속성을 갖게 됩니다. 이 때문에 연준이 조금만 틈을 보여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살아나 물가가 다시 들썩일 위험이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던 대표적인 시기가 바로 1970년대입니다. 이 당시 높은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됐기 때문에, 그레이트 인플레이션(Great Inflation) 시기라고 부릅니다. 1970년대 내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인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끝난 줄 알고 안심했다가 다시 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찾아오는 현상을 무려 세 차례에 걸쳐 반복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플레이션이 끝난 줄 알았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이 반복된 것일까요? 이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스(Arthur Burns)와 연관이 있습니다. 1970년대 그레이트 인플레이션 사태를 일으킨 원흥으로 악명 높은 아서 번스 전 연준 의장은 물가가 오르면 당장은 긴축정책을 썼다가 경기 침체가 오면 곧바로 돈을 푸는 일을 반복하면서 화를 키운 겁니다.

 

이 때문에 아서 번스에 이어 시장의 신뢰를 가장 크게 잃은 연준 의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파월 의장이 과연 경기 침체에 따른 압력을 견딜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특히 2024년은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죠. 만일 대통령 선거에 앞서 경기 부양을 시도한다면 1972년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 재선에 앞서 완화적 금음정책을 폈던 아서 번스의 실패를 되풀이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현상이 시차를 두고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970년대의 경우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 때의 충격이 처음 인플레이션이 시작됐을 때보다 훨씬 컸다는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 미국 대선이 시작되는 2024년까자는 미국 정치 상황과 연준을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1로 진행될 경우 자산시장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올 때마다 자산 가격이 반등했다가 다시 인플레이션 지표가 악화됐다는 지표가 나오면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것은 물론 긴 주기로도 반복되면서 시장의 번동성이 극에 달할 가능성이 릅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끝나지 않는 한 언제든 자산시장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투자에 주의해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서 자산 가격이 치솟아 올랐을 때 위험자산을 샀다가 인플레이션 지표가 악화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장이 패닉에 빠져 자산 가격이 폭락할 때 파는 겁니다.

 

시나리오 1로 진행되는 경우, 인간의 심리상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산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전천후 포트폴리오를 미리 설계해 두고 준칙에 따라 투자를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레이 달리오(Ray Dalio)의 사계절 포트폴리오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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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2: 경기 침체 후 인플레이션에서 탈출

시나리오 2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 침체를 유도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집니다. 게다가 일자리가 감소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 압력도 완화되고 원자재나 중간재 가격도 동반 하락하게 됩니다.

 

2022년 현재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치숫아오른 자산 가격 때문이죠. 최근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위낙 크게 오른 탓에 자산 투자로 돈을 번 미국인들이 많은데, 이들은 왠만큼 물가가 올라도 소비를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자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1970년대 그레이트 인플레이션을 끝낸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도 바로 이런 방법으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79년 볼커 전 의장이 취임했을 당시 이미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튀어 오르고 있었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웬만한 조치로는 물가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어리운 상황에서 취임한 볼커 전 의장은 취임 2개일 만에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회의를 열고 연리 11.5%였던 기준금리를 단번에 15.5%로 끌어올렸습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를 두고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는 표현으로 볼커를 비판했는데, 볼커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980년에는 기준금리를 연리 20%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에 빠져들었는테, 주가와 부동산 가격도 큰 폭의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초고금리를 계속 유지하자 시장은 물가를 우선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에 대해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고, 결국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꺾이면서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사실 지금 물가를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기 침체와 자산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어중간한 수준으로 금리를 올렸다가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칫 그레이트 인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 구성원 중에서도 금리 인상의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경기 침체가 동반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나마 나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연준이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서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한껏 키워놓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잠재우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2는 단기적으로는 매우 고통스리운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실물경제는 한동한 어려움에 빠지겠지만, 인플레이선이 확실하게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만 하면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서 치솟아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경기 침체 초반이나 중반에 이미 증시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할 겁니다.

 

다만 경기 침체 초반에는 시나리오 1~4 중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될지를 미리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보험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자신이 위험을 선호한다면 경기 침체 초반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그리고 위험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 투자 시기를 분산해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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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3: 자산 가격 붕괴와 디플레이션 발생

시나리오 3은 만일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눈앞의 경기 침체를 못 견디고 당장의 경기를 살리겠다며 경기 부양책을 썼다가 다시 물가 폭등에 놀라 긴축정책으로 돌아서기를 반복하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지금까지 파월의 행태로 볼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월과 현 FOMC 멤버들이 물가와 경기 침체를 모두 잡겠다며 이도 저도 아닌 정책으로 일관하면 그레이트 인플레이션을 피하기가 점점 더 어려위질 겁니다. 그런데 일단 그레이트 인플레이션 상태로 진입하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폴 볼커 식의 극단적인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 없이는 물가를 잡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버블 붕괴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 인구가 늘어나던 폴 볼커 시절에는 충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셨지만, 지금처럼 주요 선진국의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는 세계경제 전체가 일본이 겪었던 참담한 버블 붕괴와 장기 불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일본이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처참한 자산 버블 봉괴를 겪었는데도 그나마 경제 시스템까지 봉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세계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좋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일 주요 선진국이 모두 버블 붕괴를 겪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야말로 일본식 장기 불황이 전 세게로 확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협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황이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대공황이 제2차 세계대전을 불러왔던 것처럼 대체로 전쟁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물가 불안은 잠재울지 몰라도 그 여파는 더욱 심각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모든 자산 가격이 장기적 침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1991년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이후 무려 2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내리 하락했습니다. 만일 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일본형 불황에 빠진다면, 일본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산 가격이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디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파월 의장과 FOMC 멤버들은 1929년 대공황은 물론 1970년대 그레이트 인플레이션 사례와 일본의 버블 붕괴를 충분히 연구해 왔기 때문에, 이런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지만, 이런 중대한 역사적 교훈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인물들도 많았기 때문에 완전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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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4: 경기 둔화와 통제 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시나리오 4는 모두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인데, 앞으로 찾아올 경기 불황이 경기 침체까지 가지 않고 경기 둔화 수준에 그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연준도 굳이 경기 부양책을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겁니다. 이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충분히 약화시킬 때까지 기다릴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2022년에 금리 인상 속도가 위낙 빨랐기 때문에 경기 둔화 수준에서 멈추기가 쉽지 않디는 점이 문제입니다. 연준의 역사에서 빅스텝(0.5%p 인상)에 이어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연거푸 밟을 정도로 빠르게 금리를 올린 적은 1979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이후 처음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금리를 올린 경우, 어김없이 경기 침체가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보기에 따라서는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때보다 지금의 금리 인상 속도가 휠씬 빠른 측면이 있습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취임 직전 연리 11.5%였던 금리를 20% 가까이 올렸기 때문에 2배 정도 인상한 셈이지만, 2022년의 금리 인상은 0~0.25%에서 시작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기 때문에 10배가 넘게 금리를 올린 셈입니다.

 

사실 호황기에 경제주체들은 이자를 갚을 수 있는 한계까지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빌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2배 올랐을 때보다 10배가 넘게 올랐을 때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시절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 적어도 6~12개월이 걸리는 만큼, 금리 인상을 멈추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금리 인상 과정을 보면,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시장이 크게 흔들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을 멈춘 뒤에도 적어도 1년 이상 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늦취서는 안 됩니다.

 

다만 1970년대와 비교할 때 지금은 연준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조율하는 다양한 기법이 훨씬 고도화됐다는 점에서는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이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새로운 기볍을 계속 개발하고 과거보다 휠씬 과감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겁니다.

 

만일 이 같은 연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시나리오 4로 진행된다면, 그로 인해 2023년 상반기까지 잠깐의 불황만 잘 이겨낸다면 그 이후에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자산시장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연준이 최근 2년간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정말 쇠뢰할 수 있는 연준으로 거듭나야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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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인플레이션,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이제 30여 년간 사라졌던 인플레이션이 돌아온 만큼 자산시장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모든 가치의 척도인테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그 척도인 돈의 가치가 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모든 자산 가치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무조건 실물 투자? 정답 아니다

일단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인플레이선 공포 마케팅에 속지 않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돈 가치가 떨어질 테니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모두 실물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물자산도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해서 무조건 실물을 사는 게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10%라면 사람들은 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물건을 하나라도 더 사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런 초과수요는 물가를 잡는 데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은행 예금금리가 연리 10% 이상으로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물가가 오르기 전에 지금 당장 사재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만일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지지 않는다면 이 돈을 은행에 예금해 두었다가 10%가 넘는 이자를 받고 1년 뒤에 물건을 사도 되기 때문에 굳이 지금 사재기를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했던 1980년 초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4%대로 치솟았는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리 21.5%까지 끌어올린 뒤에야 간신히 물가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가 치솟아 오르자 투자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 대신 저축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한 언제라도 금리가 과도하게 치솟아 오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남아 있습니다. 금리가 치솟아 오르면 돈을 빌려 투자를 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혈값에 자산을 내놔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돈 가치가 떨어질 때는 실물자산을 사야 한다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과 부동산 등 각각의 자산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최근 30여 년간은 인플레이션이 없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인플레이션 시기였던 1970년대 자산 가격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가 똑같이 되풀이되지는 않지만, 패턴이나 흐름은 반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과 주가

1972년 물가가 급등하자 미 연준은 1972년 4월까지 연리 3%대였던 기준금리를 불과 2년 만에 12%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러자 1972년 연말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에 끄떡없어 보였던 S&P500 지수는 119에서 60으로 폭락해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문제는 주가 폭락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시기 두 번째 주가 폭락은 물가가 14% 넘게 치솟았던 1980년에 찾아왔습니다. 폴 볼커 연준 의장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리자 1980년 11월 141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그 결과 1982년 8월에는 102까지 하락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된 1972년 12월부터 1982년 8월까지 10년 동안 미국의 S&P500 지수는 14%나 하락한 셈인테, 당시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금리 시대였기 때문에 이 10년 동안 은행에 예금을 했다면 원금의 2.5~3배까지 불어났을 겁니다. 돈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오히려 은행에 맡겨둔 현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셈입니다.

 

홍미로운 것은 인플레이션이 끝난 직후의 주가입니다. 1982년부터 치솟아 오르더니 2000년 3월에는 1550을 기록했습니다. 18년 만에 15배나 오른 겁니다. 이처럼 길고 강렬한 상승은 미국 역사에서도 아주 보기 드문 상승 폭인데, 이 부분이 인폴레이선 시기에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1970년대 물가가 계속 뛰어올랐기 때문에 기업이 제공하는 제조업 제품 가격이나 서비스 가격이 모두 급등했습니다. 이 경우 아예 가격표가 바뀐 경우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도 올라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걸핏하면 물가를 잡겠다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이 10년 동안 주가가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났던 겁니다.

 

그런데 폴 볼커가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상한 이후 인플레이션이 끝났다는 신호가 나오자, 주가가 이 갭을 메우며 폭등하기 시작한 거죠. 다만 폴 볼커가 금리 인상을 멈춘 뒤 인플레이션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증시 랠리가 시작될 때까지 무려 1년이나 걸렸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부동산

그렇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시대에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됐을까요? 미국의 실질 주택 가격을 나타낸 케이스-실러 지수를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1972년에 153.9였습니다. 처음에는 물가를 따라 오르는 듯했던 미국의 집값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여러 차레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10년 뒤인 1982년에는 146.0으로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그래도 물가와 비슷하게 올랐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충격은 이 기간 동안 1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던 S&P500 지수에 비해 작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당시 시중금리가 매우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주택 투자 역시 은행 예금이자를 따라잡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돈값이 추락한다던 인플레이션 시기에 오히려 현금이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보였던 셈입니다.

 

부동산 가격도 1980년대 들어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이기간 동안 건축자재 등 건설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증가해 집값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금리가 워낙 높았기 빼문에 집값이 이를 반영하지 못했던 겁니다. 결국 인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지고 기준금리가 빠르게 하락하자, 억눌렸던 미국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이 과거 1970년대와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1970년까지 미국 경제는 역사상 유례없는 초호황을 누렸지만 부동산 가격은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였는데, 2000년대 이후 미국 경제는 당시보다 휠씬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집값만 폭등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됐을 때 이번에도 부동산이 주식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국채 투자

2021년 하반기부터 주가 하락이 시작되면서 일부 증시 전문가들 중에는 기계적으로 국채 투자를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경기 불황이 시작되면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리와 역의 관계에 있는 채권 가격이 오르게 되니까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분산해 두면 위험을 회피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난 30여 년 동안 이레적인 저금리 시대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뿐입니다. 경기 불황이 시작되면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해져서 장기국채 투자가 늘어나게 되고, 그 질과 금리가 낮아졌던 것은 맞습니다. 게다가 불황이 오면 매번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도 없었기 때문에 장기금리는 통상적으로 하락한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 인플레이션 시대가 펼쳐진다면, 과거와 같은 공식이 똑같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살펴본 시나리오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만일 시나리오 1이나 2로 진행될 경우, 오히려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국채 투자는 주식만큼이나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70년대 미국 국채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자보다 더 큰 손실을 봤습니다. 1971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대였지만, 1981년에는 15%대로 폭등했습니다. 국채금리와 국채 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죠. 만일 1971년에 국채 ETF에 투자했다면 엄청난 손실을 봤을 겁니다.

 

흔히 미국 국채를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미국 국채 투자는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주식 못지않은 위험한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과 인하가 되풀이되면서 국채 가격이 급변할 수 있기 매문에,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투자

1970년대 왼자재 가격은 어땠을까요? 당시 오일쇼크를 겪었던 만큼 원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랐습니다. 국제 유가 평균 가격은 1972년에 1배럴당 3달러에 불과했지만, 1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뒤인 1974년 12달러로 치솟았고, 당시 인플레이션의 정점이었던 1981년에는 37달러까지 치솟아 올랐습니다. 1972년 대비 12배가 오른 겁니다.

 

다만 당시 원유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결과라기보다는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 때문에 1970년대 원유 가격이 폭등했다고 해서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화석 에너지 사용이 줄어들면 유가가 안정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신재생 에너지가 보편화될 때까지 원유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앞으로 석유나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줄 것이 분명한 만큼, 산유국이 유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수요와 공급이 함께 줄어드는 수축기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에너지 가격의 번동성은 극에 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원유나 천연가스 매장량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몇몇 산유국의 담합만으로도 가격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보복이 반복되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패권 전쟁이 격화될 경우, 지경학적인 요인이 유가 불안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미국 등 선진국들은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속도를 낸다고 해도 향후 몇 년간은 원유 등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세계경제가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큽니다.

인플레이션과 금 투자

인플레이션 헤지(Inflation Hedge)투자라고 하면 금이 가장 대표적인 자산으로 꼽힙니다. 그 이유는 1970년대 인플레이션 시대에 금값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1970년 금값은 1트로이온스에 35달러에 불과했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자 금 부자 열풍이 일어나면서 1980년에는 67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10년 만에 19배가 오른 겁니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금값은 순식간에 하락세로 돌아셨는데, 여기에 미국 정부의 견제까지 겹치면서 1980년 이후 무려 20년 동안 줄곧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2001년에는 26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21년 동안 물가가 계속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으로 추락한 겁니다.

 

그래도 금이 인플레이션 시대에 중요한 헤지 수단인 것은 분명합니다. 통화가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지폐를 대신할 실물자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가장 대표적인 자산인 금 보유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대량으로 돈을 찍어낼 때마다 금값도 함께 뛰어오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금값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금 투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사이에서 널뛰기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금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보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 최후의 보루로 보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자이언트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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