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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금융위, 우수 대부업체 21곳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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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30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리드코프 등 21개사를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3월 말 ‘최고 금리 인하 후속조치’라는 보도자료에서 “서민 금융 우수 대부업자(소위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선정해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날 대상을 선정해 발표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대부업체는 은행에서 싸게 자금을 조달하고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 진출할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 각종 규제로 막혀 있던 대부업체들의 영업 활로가 획기적으로 뚫리는 셈이다.

 

당국은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진 뒤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게 된 저신용층에게 원활하게 자금이 융통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1·2금융권 대출이 도미노식으로 축소돼 분노하고 있는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대부업계로 서민을 내모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부업, 낮은 금리로 은행서 대출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된 21곳은 최근 3년간 법규 위반 사항이 없고, 저신용자 개인신용 대출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그 비율이 70% 이상인 곳이다. 이 업체들은 은행권에서 연 2~3%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에서 연 5~6%에 돈을 빌리는 것보다 이자 부담이 절반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전체 8455개 등록 대부업체 가운데 0.24%에 해당하는 21개사만 우수 업체로 선정됐지만,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최고 금리 인하 이후 수익성이 악화돼 신규 대출을 줄여온 대부업체들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최고 금리가 단계적으로 낮아진 이후 대부업계는 바짝 움츠러들었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실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여파로 작년 말 대출 잔액은 1년 만에 1조4000억원 감소했고, 금융위에 등록한 대형 대부업체 156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은 2024년까지 대부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대부업체가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요즘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는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대부업계 신용 경색으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이 우려되자 금융 당국이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만들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업계의 수익성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서민을 대부업계로 내모나” 불만

금융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가 18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대출을 줄이겠다며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보험사에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쪽에선 대부업체엔 규제를 완화해주는 게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언제부터 서민금융의 아이콘이었냐”며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은 때려잡으면서 ‘고리(高利)’로 폭리를 취하는 대부업체는 지원사격해주다니 대출 실수요자들을 코너로 내모는 격”이라고 했다.

 

대부업 이용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작년 말 기준 1047만원)이 크지 않지만, 최근 같은 대출 절벽 상황에선 고신용자들도 부동산 거래 자금을 급하게 메꾸기 위해 대부업체에 의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서민들이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지 않게 대부업계가 받아주라는 정책 취지는 좋지만, 결과적으로 고금리를 챙기는 대부업체 배만 불려줄 공산이 크다”고 했다.

 

대부업체에 자금 조달을 해줘야 할 은행권도 현 상황이 달갑지 않다. 대부업체의 전주(錢主) 역할을 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은 국정감사 때마다 ‘대부업체의 돈줄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다 내년부턴 신규 대부업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부업계에서는 “대부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다른 업권의 협조를 구해낼 수 있을지 염려된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출처

1·2금융 막혔으니 대부업체로 가라?… 금융위, 우수업체 21곳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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