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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스포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일정 및 한국 선수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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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5년 만에 돌아온 47억 아시아 스포츠축제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 세계와 일전
한국 축구, 바레인, 쿠웨이트, 태국과 E조 조별 예선 맞대결
일본에 밀린 한국, 2위 탈환 가능할까
이케에·마룽·바르심, 항저우 빛낼 별들
베일 싸인 북한, 5년 만의 국제대회 복귀
세계유산과 알리바바 '공존'하는 항저우
장재근 "선수촌 존재 의미를 묻는 대회"

 

5년 만에 돌아온 47억 아시아 스포츠축제

전 세계 인구의 60%인 47억명이 모여 사는 아시아 대륙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하계 아시안게임이 오는 9월 2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하계 아시안게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에 시작해 10월 8일 폐막한다.

 

30도 이상의 고온다습한 가마솥더위가 7∼8월 기승을 떨치다가 9월부터 20도 대로 내려가는 항저우 기후를 고려해 중국 정부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가 개막의 쾌적한 시기로 추분을 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접어든 뒤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으로 치르는 국제종합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중국 정부와 조직위원회는 원래 2022년 9월에 열기로 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1년 연기한다고 지난해 7월 발표했다.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출범해 1954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회 대회부터 4년 주기로 짝수 해에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이 연기돼 치러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지구촌을 덮친 202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전쟁이 아닌 이유로는 최초로 올림픽 개최를 1년 미뤄 치른 것처럼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같은 길을 걸었다.

 

2021년에 열렸어도 공식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이었듯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공식 명칭 앞에도 '2023'이 아닌 원래 개최 연도인 '2022'가 붙는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2024 파리하계올림픽(2024년 7월 26일∼8월 11일)을 10개월 앞두고 벌어지는 만큼 올해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의 전초전 성격도 띤다.

 

아시안게임을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 예선전으로 삼는 종목별 국제연맹(IF)이 적지 않아 기량 검증과 올림픽 출전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한 45개 NOC 전체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대회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하계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북한의 국제종합대회 복귀 무대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남북 관계가 훈풍을 탔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남북은 개폐회식 때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고, 특히 여자농구·카누·조정 3개 종목에서 역사적인 남북단일팀을 구성했다.

 

남북단일팀 '코리아'는 카누 용선 여자 500m에서 국제종합대회 남북단일팀 최초의 금메달을 합작하는 등 카누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또 여자 농구 단일팀은 은메달을 목에 걸고 역사에 새 이정표를 남겼다.

 

그러나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래 남북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북한은 자국 내 코로나19 유입 차단과 선수 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2020 도쿄올림픽에 전격 불참했고, IOC는 북한이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선수들을 파견해 올림픽에 참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 IOC 헌장을 위반했다며 2022년 말까지 NOC 자격을 정지했다.

 

IOC 징계가 작년 말로 자동 해제하면서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에 국제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유럽 대륙에 속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초청' 형식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지도 관심사다.

 

IOC와 IF 등 국제 스포츠 기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두 나라 선수의 국제 대회 참가를 제재해왔다.

 

그러다가 파리올림픽 대륙별·종목별 예선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올해 초, 제재를 완화해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두 나라 선수의 파리올림픽 출전 길을 터줬다. 군대에 소속되지 않고 전쟁과 무관한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으며 자국의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IOC의 발표 후 OCA가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회원국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초청하겠다고 느닷없이 나섰다. 두 나라 선수는 '옵서버' 자격으로 출전해 메달과 성적 등은 아시안게임 기록에 남지 않는다.

 

다만, 어떤 종목에 옵서버를 얼마나 초청할지, 그리고 옵서버 참가 종목 성적은 어떻게 관리할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40개 정식 종목의 61개 세부 종목에 걸린 금메달은 483개다. 대한민국 선수단 '팀 코리아'는 지난 8일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천180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신년 훈련공개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강세 종목인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열린다. 파리올림픽의 정식 종목인 브레이킹도 대회를 후끈 달군다.

 

경기는 항저우를 비롯해 닝보, 원저우, 후저우, 샤오싱, 진화 등 저장성 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한다.

 

우상혁(육상), 황선우(수영), 여서정(체조), 신유빈(탁구), 안세영(배드민턴), 안산(양궁) 등 도쿄올림픽을 거쳐 우리나라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한 영건들이 세계와 다시 한번 맞붙는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 일본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선 한국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2위를 유지하다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일본에 26개나 뒤진 금메달 49개에 머물러 3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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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 세계와 일전

우상혁(27·용인시청)과 황선우(20·강원도청)의 꿈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 닿아 있다.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딴 둘은 "우리는 서로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한 것 같다. 파리올림픽에서는 육상과 수영에서 함께 금빛 레이스를 펼치면 좋겠다"고 바랐다.

 

우상혁과 황선우의 바람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한국 스포츠 팬들은 사상 최초로 한국인이 올림픽 육상과 수영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따는 귀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 9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우상혁과 황선우에게 내년 7월 26일 막을 올리는 파리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마침 육상 남자 높이뛰기와 수영 경영 자유형에는 아시아에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챔피언이 되면, 파리올림픽 시상대를 향한 길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아시아 육상은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아시아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2022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우상혁)과 2022 실외 세계선수권 1, 2위(무타즈 에사 바르심, 우상혁)를 모두 아시아에서 배출하기도 했다.

 

바르심(카타르)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는 '세계선수권급'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바르심은 2010년 광저우(2m27), 2014년 인천(2m35)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7시즌 발목을 다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불참했다.

 

우상혁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m25로 10위에 그쳤지만, 2018년 자카르타에서는 2m28로 은메달을 따냈다.

 

활짝 웃는 우상혁

 

2021년 도쿄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올해 항저우에서는 개인 첫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우상혁은 "바르심이 불참하면 섭섭했을 것"이라며 "나는 경쟁을 즐긴다. 바르심이 출전한다고 하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더 즐기면서 치를 수 있다"고 라이벌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반겼다.

 

우상혁이 항저우에서 바르심을 넘어서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손에 넣는다.

 

한국 수영은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끊긴 남자 수영의 아시안게임 금맥을 황선우가 다시 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김서영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유일한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인천에서는 노골드의 설움을 겪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자유형 200m·400m·1,500m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등 혼자 7개의 메달(금 3, 은 1, 동 3)을 수확했고, 2010년 광저우에서도 자유형 100m·200m·400m에서 우승해 2회 연속 3관왕의 위업을 이루고 은메달과 동메달 두 개씩을 보탰다.

 

황선우는 처음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200m, 단체전인 계영 800m '3관왕'에 도전한다.

 

황선우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순간, 한국 남자 수영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쥔다.

 

중국 수영 라이징 스타 판잔러의 성장은 황선우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안긴다.

 

판잔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에서 치른 2023 중국선수권에서 자유형 100m 47초22의 아시아 신기록과 200m 1분44초65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자유형 100m 종전 아시아 기록은 황선우가 도쿄올림픽에서 작성한 47초56이었다. 자유형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황선우가 1분44초47로, 판잔러에게 0.18초 앞선다.

 

황선우와 판잔러의 금빛 경쟁은 세계수영도 주목할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다른 종목에도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태극전사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안세영(21·삼성생명)은 올해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지난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는 등 국제대회 8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5번 정상에 올랐다.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아시아 최고가 곧 세계 최고다.

 

세계랭킹 1위를 놓고 다투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안세영, 타이쯔잉(대만), 천위페이(중국)가 항저우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안세영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한국 배드민턴은 40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5년 사이 안세영은 부쩍 자랐다. 한국 배드민턴도 설욕을 준비한다.

 

탁구 여자복식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는 적지에서 세계 최고 중국에 도전한다.

 

신유빈-전지희 '하트'

 

지난 5월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왕만위 조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지만, 결승에서는 왕이디-천멍 조(7위·중국)에 패했다.

 

여전히 중국의 벽은 높지만, 세계선수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터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향한 의욕은 커졌다.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22·광주여대)과 2관왕 김제덕(19·예천군청)을 앞세운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세계 최강의 위용을 과시할 전망이다.

 

4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간판은 '예비 빅리거'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다.

 

 

오랜 기간 한국 레슬링을 이끌어온 두 대들보 김현우(34)와 류한수(34· 이상 삼성생명)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매트를 떠난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간판 김현우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2개를 획득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는 애초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김현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류한수도 16강에서 탈락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둘은 고민 끝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은퇴 무대로 재설정하고 훈련을 이어왔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고, 2022년 말에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또 다른 계획도 세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지면서, 또 한 번 계획을 수정했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은퇴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내에게 1년 늦은 결혼 선물을 하는 달콤한 상상을 하며 고된 훈련을 견딘다.

 

경기 치르는 류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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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바레인, 쿠웨이트, 태국과 E조 조별 예선 맞대결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에서 바레인, 쿠웨이트, 태국과 E조에서 경쟁한다.

 

 

한국은 7월 27일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추첨 행사에서 바레인, 쿠웨이트, 태국과 함께 E조에 편성됐다. 23개국이 출전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A, B, C, E, F조는 4개 팀, D조는 3개 팀으로 편성됐다. 각 조 1·2위와 조 3위 중 상위 4개 팀 등 총 16개 팀이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 팀을 가린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금메달을 땄던 한국 축구는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축구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린다. 이번 조별 예선에서는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의 모래 바람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부터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약식 소집 훈련을 진행했다.

 

개최국 중국은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와 A조에 편성됐다. 일본은 팔레스타인, 카타르와 D조에 편성돼 조별 예선을 2경기만 치르는 행운을 안았다. 북한은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대만과 F조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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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조 추첨에서는 한국이 홍콩, 필리핀, 미얀마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총 17개국이 나서는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는 각 조 1위 팀과 각 조 2위 중 상위 3개 팀이 8강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9월 19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리고, 여자 축구는 9월 25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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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밀린 한국, 2위 탈환 가능할까

우리나라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거의 예외 없이 비슷한 목표를 내걸어왔다.

 

올림픽의 경우 메달 순위 종합 10위 이내, 아시안게임은 종합 순위 2위를 하겠다는 것이 대한체육회가 '단골'로 내놓는 종합 스포츠 대회 목표였다.

 

그러나 올해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경우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느 때라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목표로 내걸었을 테지만 이번에는 좀처럼 '종합 2위'에 대한 목표를 자신 있게 얘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는 인천에서 열린 2014년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9개를 따내 151개의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 일본은 금메달 47개에 그쳤다.

 

그러나 직전 대회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이 132개 금메달로 여전히 1위를 지킨 가운데 일본이 금메달 75개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은 49개로 3위에 머물렀다.

 

불과 4년 사이에 우리는 금메달이 30개가 줄었고, 일본은 28개가 늘었다.

 

우리나라가 하계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에서 일본에 밀린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일본 64개·한국 63개) 이후 2018년 대회가 24년 만이었다.

 

또 한국이 하계 아시안게임 금메달 50개 미만에 그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28개 이후 2018년 대회가 36년 만이었다.

 

 

우리나라는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의 경쟁력이 아시아권에서도 메달권에 들지 못하는 데다 강세 종목이던 유도, 레슬링, 복싱 등 격투기에서의 침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아마추어 종목의 저변 약화 등이 맞물려 중국, 일본과 메달 순위 경쟁을 하기 쉽지 않은 처지가 됐다.

 

반면 일본은 2021년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여러 종목에 외국인 지도자를 기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전체적인 국가대표 전력을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일본 여자농구가 도쿄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결과를 들 수 있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일본이 금메달 12개, 한국은 9개를 땄고 2021년 도쿄에서는 일본 27개, 한국 6개로 차이가 확 벌어졌다.

 

동계 올림픽에서도 2018년 평창에서 우리가 일본을 금메달 수 5-4로 앞섰지만 2022년 베이징에서는 2-3으로 뒤집혔다.

 

금메달 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전체 메달 수는 평창 때 우리가 17-13으로 우위였다가 베이징에서 9-18, 두 배 차이로 밀렸다.

 

이런 흐름이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갑자기 뒤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일본이 개최국이었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 비해서는 다소 격차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2위 탈환을 노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20년 동안 일본을 앞선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우리가 10년 정도 일본에 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다만 이번에 일본과 격차를 금메달 수에서 10개 이내로 줄인다면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우리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특히 아시안게임의 경우 중국, 일본과 메달 경쟁에서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의 전력 차가 크게 작용한다"며 "올림픽에서는 중국, 일본도 육상이나 수영에서 메달 획득이 쉽지 않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와 기록은 물론 메달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최동호 평론가는 "우리나라도 최근 우상혁, 황선우 등이 나왔지만 투자가 없고, 성적이 부진하니 무관심해지면서 말로만 기초 종목 육성을 외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육상이나 수영은 건강 관리 차원에서 생활 체육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종목인 만큼 이런 관심을 엘리트 스포츠로 연계할 수 있는 통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체육인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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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에·마룽·바르심, 항저우 빛낼 별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는 각 종목 대표 주자들이 금메달 사냥에 나서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백혈병을 극복한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일본)는 항저우 아레나를 감동으로 물들일 채비를 마쳤다.

 

백혈병 이겨내고 레인 복귀한 이케에

 

이케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선수로는 역대 단일 대회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을 따고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아 길고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한 이케에는 올해 4월 열린 2023 일본수영선수권에서 4관왕에 오른 뒤 "강한 이케에가 돌아왔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이케에는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 이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강한 이케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오하시 유이(일본)도 항저우를 빛낼 스타다.

 

일본 여자 수영 스타 오하시 유이

 

항저우에서 자국 선수권을 열며 일찌감치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온 중국도 여자 접영 200m 장위페이, 남자 개인혼영 200m 왕순 등 도쿄올림픽 챔피언과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황선우(강원도청)를 위협하는 '신성' 판잔러 등 세계적인 스타를 내세워 수영 메달 사냥에 나선다.

 

육상에서는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2014년 이후 9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우상혁과 남자 높이뛰기 우승 다툴 바르심

 

2010년 광저우(2m27),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2m35)에서 금메달을 딴 바르심은 항저우에서 우상혁(용인시청)과 우승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탁구 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중국의 '더 드래건' 마룽은 항저우에서 '라스트 댄스'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더 드래건' 마룽

 

마룽은 지난 10년간 남자 탁구를 지배하다시피 해온 선수다.

 

탁구 선수가 나갈 수 있는 모든 국제대회 단식에서 우승을 경험한 마룽은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단식 2연패를 이룬 것을 포함해 올림픽 무대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06년 도하 대회를 시작으로 2관왕을 달성한 2014년 인천 대회까지 3개 대회에 연속 출전해 금메달 5개를 수확했다.

 

이런 마룽도 서른넷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지 지난달 열린 2023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왕추친에게 1-4로 완패하는 등 기량이 저하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룽의 마지막 국제 종합대회 도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다만, 2024 파리 올림픽을 불과 1년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마룽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다면 은퇴 무대가 파리로 미뤄질 수도 있다.

 

배드민턴에서는 한국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2위)과 '4파전'을 이룰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타이쯔잉(대만), 4위 천위페이(중국)가 주목받는다.

 

야마구치는 작년 9월부터 40주 연속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강자다.

 

타이쯔잉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안세영과 상대 전적(9승 4패)에서 앞서 '천적'으로도 불리는 천위페이는 도쿄 올림픽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안세영의 천적 천위페이

 

일본 유도는 항저우에 2진급 선수단을 파견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만큼 세계 수준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남자 100kg급에선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혼혈 선수 에런 울프가 나선다. 울프는 도쿄 올림픽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 조구함(은퇴)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우승한 강자다.

 

여자 48kg급 쓰노다 나쓰미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최강자다.

 

역도에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여자 87㎏이상급 리원원(중국)이 금빛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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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싸인 북한, 5년 만의 국제대회 복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으로서는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북한이 오는 9∼10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약 200명의 선수, 코치, 임원 등 선수단을 등록했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26일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전회의에 대표 2명을 보내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참가 종목이나 주요 선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축구와 수영, 용선(드래곤 보트) 등에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역도, 체조, 레슬링 등도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모습

 

북한이 국제 종합대회에 복귀하는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2018아시안게임에서는 양궁, 육상, 복싱, 카누·카약 스프린트, 다이빙, 축구, 기계체조, 리듬체조, 트램펄린, 핸드볼, 유도 등 11개 종목에 선수 168명이 파견됐다. 북한은 금메달 12개를 획득해 10위에 올랐다.

 

이후 수년간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만큼 북한을 대표할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베일에 싸였으나, 북한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10대 최우수선수' 명단이 힌트가 될 수는 있다.

 

'금밭'인 역도의 리성금·로광렬·송국향·김일경을 중심으로, 김진아(유도), 방철미(권투), 정인순(레슬링), 권광일(사격), 김류경(태권도), 위정심(축구) 등 10명이 그들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활약이 기대되는 신진 선수들로 김진혁·리영진(축구), 정성일(농구), 리강숙·김철혁(역도)을 조명하기도 했다.

 

북한은 아시안게임 참가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9월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갑자기 재확산하는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참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수요도 내부적으로 적잖게 쌓였을 테고, 전 세계가 사실상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나아가는데 혼자만 계속 국경을 닫아놓을 순 없다는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를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신냉전' 기류 속에 혈맹인 중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데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왕래가 쉽다는 점도 참가를 결정한 이유로 분석된다.

 

북한은 도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받았던 자격 정지 징계 처분도 해제돼 대회 참가에 걸림돌도 없는 상태다.

 

실제 북한은 이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점차 기지개를 켜며 군불을 때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30일 중국 타이저우에서 열린 동아시아 가라테 선수권대회에 남자 선수 2명을 출전시켰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북한 축구협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6∼7월 열리는 세계군대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당초 선수단을 파견하려 했으나 주최국 네덜란드가 부당하게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핑 통제관의 입국을 피하기 위해서일 수 있다는 해석 속에 결국 참가가 불발되기는 했지만, 오는 19일까지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역도연맹(IWF) 그랑프리 대회 출전자 명단에 북한 남녀 선수 14명이 포함되기도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북중 간 국경개방 동향과 함께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며 "출전이 확정되면 우리도 관련 (대응) 사항을 검토하겠지만 아직은 공식화되지 않은 단계"라고 전했다.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최종 참가하게 되면 비단 체육 부문에만 국한된 움직임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전례에 비춰 비중 있는 인사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도 함께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리룡남 내각 부총리가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이번에는 체육 사업을 전담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인 김덕훈 내각 총리가 단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북한 경제를 책임지는 김덕훈 총리가 중국으로 향한다면 사실상 고위급 외교 무대가 펼쳐질 수 있다.

 

또는 작년 6월 취임 이후 아직 국제무대 데뷔를 하지 못한 최선희 외무상이 얼굴을 내밀 수 있다.

 

여기에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김일국 체육상도 대표단을 이끌만한 인물로 꼽힌다.

 

다만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라 지난번 아시안게임 대회처럼 남북 공동입장이나 일부 종목의 단일팀이 성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형 국제 이벤트가 있으면 경기장 뒤에서 진행돼온 남북 '접촉'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쉽지 않으리라 관측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가능한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의 건재함과 함께 코로나19가 종식된 상황을 공유하는 북중 양국의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앞두고 북중 간 고위급 교류 가능성이 큰데, 그 과정에서 최선희 외무상이 답방 형식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을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간 대화 모멘텀이 만들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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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과 알리바바 '공존'하는 항저우

9월 23일 개막하는 제19회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중국 동부 연안의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는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는 속담에서 보듯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항저우와 베이징을 잇는 징항(京杭) 대운하, 서호(西湖·시후) 호수, 량주(良渚) 고성 등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호 주변 관광 명소인 '서호 10경'과 중국 전통의 차(茶) 문화로도 유명하다.

 

항저우AG 주경기장 전경

 

항저우의 '반전'은 이런 문화적인 매력과 함께 산업적 경쟁력도 겸비했다는 점이다. 저장성의 성도이자, 인구 1천200만의 대도시인 항저우는 중국의 대표적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 도시이기도 하다. 중국의 대표적 국산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인 지리자동차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하에서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은 흥하고, 민간 기업은 퇴조한다)' 경향이 강화했다고 하지만 항저우와 저장성은 중국에서 민간 기업들의 경제 기여가 특히 큰 곳이다.

 

저장성에서 민간 기업은 총생산의 60%, 세수의 70%, 수출의 80%, 취업의 80%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기업의 단순 숫자만으로도 90%가 민간 기업이다.

 

주로 경기가 열리는 곳은 항저우이지만 그 외에도 닝보, 원저우, 후저우, 사오싱, 진화 등 5개 다른 주변 도시를 포함해 저장성 내 6개 도시 56개 경기장에서 대회가 치러진다.

 

이 가운데 신설한 경기장은 12곳이며 나머지는 리모델링하거나 있는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효율을 꾀했다. 이미 작년 3월 56개 전 경기장과 31개 훈련장 준비를 완료했다고 대회 주최 측은 밝혔다.

 

특히 '작은 연꽃'이라는 애칭을 가진 테니스경기장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명소'의 자리를 예약하고 있다. 8개의 꽃잎 모양 금속 지붕을 회전식으로 여닫을 수 있는 돔 경기장으로, 돔 개폐 때 공중에서 보면 장관이라고 한다.

 

주최 측은 친환경, 저탄소, 지속가능성을 테마로 경기장을 준비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경기장 전력 공급 시스템과 친환경 차량을 활용한 수송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주최 측은 최근 개최한 설명회에서 밝혔다.

 

또 탁구와 브레이크댄스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 대회 후 일반 대중이 수영, 배드민턴, 농구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공 피트니스센터로 사용될 예정인 것을 비롯해 경기장들을 생활체육 시설로 적극 활용할 구상이다.

 

대회의 각 요소는 항저우의 전통과 현재를 대표한다.

 

마스코트는 '강남을 기억하다'라는 의미의 '장난이(江南憶)'라는 중국어 이름과 '똑똑한 세쌍둥이(Smart Triplets)'라는 영어 이름을 가진 3개의 로봇이다. '장난이'라는 중국어 이름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 '이장난(憶江南)'에서 따왔다.

 

로봇 각각의 이름은 '충충(琮琮)'과 '롄롄(蓮蓮)', '천천(宸宸)'이다. 이중 충충은 항저우시에서 발견된 5천년 전의 신석기 시대 문화 량주 유적, 롄롄은 항저우의 상징인 서호의 연꽃잎을 각각 상징하고, 천천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에 놓인 다리 이름에서 따왔다. 항저우가 보유한 세계문화유산 3개를 형상화한 마스코트인 셈이다.

 

또 'IT도시'답게 횃불이란 뜻의 '신화(薪火·신훠)'로 명명된 공식 성화 외에 '디지털 성화'도 내놓았다.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복제 방지 기술을 적용해 구입자가 영구소장할 수 있게 했다.

 

대회 슬로건은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는 의미를 담은 중국어 '심심상융, @미래(心心相融, @未來)'이며, 영어로는 'Heart to Heart, @Future'다. 인터넷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인터넷 도시 항저우를 상징했다.

 

이번 대회는 1990년 베이징,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중국이 3번째로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이다. 따라서 국민적 관심도는 현재로선 지난해 2월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아직 관영 매체 등에서 대대적으로 대회를 홍보하는 단계는 아니어서 그런 측면도 있어 보인다.

 

중국은 올 초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방역 만리장성'을 헐고 다시 문을 열었음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대회 계기에 중국을 찾을 각국 고위 인사들과의 소통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100개 안팎 국가 정상의 참석을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 포럼과 함께 이번 아시안게임을 중국의 국력을 과시하고 외교적 우군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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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근 "선수촌 존재 의미를 묻는 대회"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가 이대로 무너지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묻는 시선이 늘어날 겁니다. 그 피해는 여러분들에게 갑니다. '이번에는 한 번 못 해도 다음에 잘하면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우리가 쉽게 무너지면, 정말 어려운 시간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국제 종합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팀 코리아'의 요람인 선수촌의 수장 장재근(61) 선수촌장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각 종목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진천선수촌은 국가 차원에서 국비를 들여 엘리트 스포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장소다. 이런 메달의 산실을 갖춘 나라는 선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 엘리트 스포츠는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타는 중이다.

 

런던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메달 종합 순위 5위에 올랐던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9개 등 21개의 메달로 8위로 뒷걸음질 쳤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6개의 금메달에 머물러 16위로 밀려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래 일본에 24년 만에 종합 순위 2위를 내줬다.

 

팀 코리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의 부재, 전통의 메달박스인 유도·레슬링의 부진, 가뜩이나 취약했던 저변 붕괴 등이 겹쳐 한국 스포츠의 영화는 끝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장재근 촌장은 2024 파리하계올림픽의 전초전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진천선수촌의 존재 이유를 묻는 대회로 규정하고 그간 든든하게 지원받아온 태극전사들에게 국가대표의 사명감으로 대회에서 혼신의 투지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육상 단거리 스타 출신으로 1982년 뉴델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200m를 연속 제패한 장 촌장은 지난 3월 진천선수촌장으로 취임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100일 앞두고 진천선수촌 선수촌장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8일은 취임 100일을 맞는 날이기도 했다.

 

다음은 장재근 선수촌장과 문답이다.

 

장재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

 

취임 3개월을 맞았다. 아시안게임 100일을 앞둔 선수촌 분위기는 어떤가.

태릉선수촌 시절과 비교해 선수촌 면적이 4배가 커졌다. 선수촌장이 해야 할 일도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많이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여러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였는데 서로 누군지도 모르고, 인사도 안 하더라. '우리는 국가대표로 한 팀이자 한 식구다' 이런 마인드가 많이 사라져서 취임 후 단합심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새벽 5시 30분에 모두 모여 아침 운동을 할 때, 2주마다 금요일에 산악 러닝 및 구보를 할 때도 가장 먼저 서로 인사하며 국가대표로서 하나 된 모습을 키우도록 장려하고 있다. 선수단 분위기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요즘 가장 큰 문제가 컴퓨터, 휴대 전화 등으로 밤늦게까지 온라인 게임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달 전에 매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선수촌 내 초고속 인터넷망을 차단했다.

 

현재 금요일 오후에 외박을 나가는 시스템도 7월부터는 2주에 한 번씩 토요일 오전까지 훈련하고 외박하는 것으로 바꿔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릴 참이다.

 

현재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인원은.

20개 종목 선수와 지도자 약 600명이 훈련 중이다. 아시안게임을 두 달 정도 앞둔 7월 중순에는 게스트하우스를 합쳐 최대 1천명의 선수와 지도자가 입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40개 정식 종목에 모두 선수단을 파견하나.

그렇다. 각 종목 선수단 전형을 심사하는 8일 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선수단 규모를 역대 최다인 1천180명으로 정했다.

 

역대 최다라면 그에 걸맞은 성과를 기대할 텐데 성적 전망은 어떤가.

5년 전 아시안게임과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는 참패했다. (순위가) 떨어지는 건 쉬워도 올라가는 건 참 어려워 고민이 많다. 현재 중국이나 일본이 대표 선발을 끝내지 않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의 성적을 가늠할 수 없다. 상승세를 탄 배드민턴과 탁구, 수영을 비롯해 '효자 종목'인 양궁과 펜싱, 그리고 종주국을 자부하는 태권도가 성적을 내준다면 선수단 내에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종목의 초반 기세가 무척 중요하다.

 

김학균 배드민턴 감독이 정말 선수들을 열심히 지도한다. 그래서 성과가 나지 않나 생각한다. 탁구와 태권도도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다른 종목의 선전을 자극하는 이런 좋은 흐름을 타고 서로 성적을 내보자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시아 2위 탈환은 가능한가.

5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이 금메달 75개, 우리가 49개를 땄다. 그 격차가 도쿄올림픽으로도 이어졌다.

 

우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20년 동안 일본을 앞선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우리가 10년 정도 일본에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안일했고, 일본은 절치부심한 결과다.

 

목표는 아시아 2위 탈환이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다만, 이번에 일본과 격차를 금메달 수에서 10개 이내로 줄인다면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우리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은 있다. 한국 스포츠 유전자인 불굴의 투지를 살린다면 그 격차도 줄여갈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보다도 아름답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더 환호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선수촌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생활 체육과 전문(엘리트) 체육은 공존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다만 목적과 목표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생활체육을 비롯한 전체 체육의 목적이 다 같이 즐기는 것에 있다면, 스포츠로 성공을 꿈꾸는 엘리트 체육인들의 목표는 좋은 성적에 있는 게 당연하다. '즐기면서 1등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하락세에 있다 보니 '국가대표 선수들은 뭐하는 것이냐'라고 비판하는 견해도 분명히 있다.

 

국가대표로서 여러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해 온 엘리트 스포츠인들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자신이 이룬 성취감을 국민들에게도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목표로 뛴다.

 

난 그래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조국을 위해, 코리아를 위해 뛰라고 하지 않는다. 바로 '네가 대한민국이니까' 네 꿈을 위해, 네 목표를 위해 뛰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1등을 하면 태극기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고, 애국가가 나온다. 그 꿈을 위해 선수촌이 뒷받침하겠다고 얘기한다.

 

올해 성적이 파리올림픽에 미칠 영향은.

아시안게임은 진천선수촌이 왜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 대회다.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성격을 재정립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선수와 지도자가 이를 정립한다면 우리는 저력이 있어 파리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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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시안게임 D-100] ① 5년 만에 돌아온 47억 아시아 스포츠축제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3연속 AG 金 도전’ 한국 축구, 바레인·쿠웨이트·태국과 E조 경쟁

[아시안게임 D-100] ③ 일본에 밀린 한국, 2위 탈환 가능할까

[아시안게임 D-100] ④ 이케에·마룽·바르심…항저우 빛낼 별들

[아시안게임 D-100] ⑤ 베일 싸인 북한, 5년 만의 국제대회 복귀

[아시안게임 D-100] ⑥ 세계유산과 알리바바 '공존'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D-100] ⑦ 장재근 "선수촌 존재 의미를 묻는 대회"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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