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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증권 5대 이슈 |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 증시 반토막 (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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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금융지주 외풍에 흔들, 세대교체 확산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 자금경색 뚜렷
덩치 커진 보험사, 자회사 인수·통합·분리 분주
고금리시대 은행에 쏠린 시중자금, 역머니무브 빨라져
증시 반토막, 증권사 구조조정에 계열사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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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외풍에 흔들, 세대교체 확산

연말 금융권 최대 이슈는 주요 금융회사의 세대교체를 꼽을 수 있다. 장기 집권한 CEO들이 물러나며 차세대 주자들이 수장 자리에 앉았다.

 

12월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새 수장이 바뀐 곳은 농협금융, 신한금융 등 지주사 회장을 비롯해 신한·하나·수출입·수협·광주·전북은행장 등 8명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임기 만료를 앞두거나 차기 회장 선임을 준비하는 곳은 우리금융, BNK금융,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은행권 전체로 세대교체가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사실 이전까지 CEO들이 장기 집권 중이었기 때문에 은행 안팎에선 교체를 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문제는 CEO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농협금융지주다. 농협금융은 손병환 회장의 후임자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선택했다.

 

이 전 실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미래부 1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캠프에 영입한 1호 인사로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당초 농협금융 내부에선 손병환 회장의 연임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첫 내부 출신으로 실적 면에서도 성장을 이끈 공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가 비슷한 수협은행도 내부 출신인 강신숙 은행장이 선임되고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수출입은행 역시 윤희성 은행장을 임명해 내부 출신이 경영권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친정부 인사가 다시 선임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정권 초만 해도 금융회사 인사에 큰 간섭이 없었다. 실제 연초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과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교체됐지만 모두 이사회 뜻대로 차기 수장을 선임했다.

 

정부의 인사 분위기가 바뀐 배경은 급변한 금융환경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자본시장이 고금리로 전환하면서 서민들의 빚 부담과 조달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금융당국이 직접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있다. 금감원장이 민간 금융회사 CEO에 직접 개입할 수 없지만, 이 원장은 우회적으로 교체를 종용했다.

 

이 원장은 최근 3연임을 포기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대해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진옥동 차기 회장 후보군에게도 “새로 취임하게 될 행장의 능력이나 인품에 대해서도 의심이 없다”며 “신한금융에서 절차를 거쳐 여러 후배 세대를 이끌 CEO 후보를 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건강한 견제와 균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라임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선 “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며 사실상 용퇴를 종용했다.

 

기업은행까지 관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선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목적이 이익 극대화인 시중은행과 다르다”며 “법에도 제청권자와 임명권자를 금융위원장과 대통령으로 정하고 있는 이상 절차에 따라 임명권자가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윤종원 기업은행장 후임으론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후보자 중 한 명인 것은 맞다고 털어놨다.

 

금융권이 전직 공무원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고위직 출신으로서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발전시킨 CEO들도 적지 않다. 다만, 소통 없이 불통 경영으로 조직을 와해시키는 이들도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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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 자금경색 뚜렷

올해 하반기 국내 금융 시장은 살얼음판이었다.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자금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건설사, 증권사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자금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결국 정부는 50조+α 규모의 긴급 대책을 내놨다. 한국은행도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이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여전히 위축돼 있다. 특히 내년 2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ABCP 물량이 2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부담이 상당하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1.60%포인트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29일 1.72%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용스프레드가 급격하게 벌어진 이유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큰 영향을 줬다.

 

레고랜드 건설을 주도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강원도가 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강원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를 짓기 위한 필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0년 2050억원의 ABCP를 발행하고,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섰다. 해당 어음의 만기는 지난 9월 29일이었다.

 

하지만 레고랜드가 건설 자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금융권에 빌린 2050억원을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법원에 회생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지급보증을 선 강원도가 갚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었다.

 

지자체가 지급보증이라는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자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지자체가 지급보증한 어음이 부도난 상황에서 기업이 보증한 채권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금경색이 뚜렷해졌다.

 

롯데건설은 PF ABCP 차환·상환을 위해 지난 10월 18일 2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같은달 20일 롯데케미칼을 통해 5000억원을 차입했다. 이어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을 차입했다. 계열사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총 1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방 건설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 6위인 우석건설이 지난 9월 부도난 데 이어 창원 지역 동원건설산업 역시 부도로 문을 닫았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금융투자협회는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1조8000억원 규모의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내년 5월 30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PF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자금 경색의 원인이었던 부동산 PF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반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경우 선순위 PF 위주로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중·후순위에 투자해 부실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대비 PF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들은 인력 효율화,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자금 수혈에 힘을 쏟았다.

 

정부가 금융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10월 발표한 50조+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채안펀드 캐피탈콜 출자 금융기관에 대한 첫 RP 매입이 입찰 미달을 기록했다. 매입 예정금액은 3조원이었으나 2조1200억원이 응찰했고, 이 가운데 1조5300억원만 낙찰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1일 2조5000억원 규모의 14일물 RP를 매입했고, 지난 5일에도 2조6000억원 규모의 14일물 RP를 매입한 바 있다.

 

금융기관 자금 조달 창구인 RP 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 자금 조달 창구인 CP 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 규모는 2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연말 수급 불안, 단기 자금 시장의 추가 유동성 경색 가능성 등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CP·신용채권 시장은 시장안정 대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면서도 "국제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부동산 PF 부실화 및 연말 자금 수급 악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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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보험사, 자회사 인수·통합·분리 분주

올해 국내 보험사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경색 위기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 불안은 연초보다 확대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응에도 분주했다. 이같은 내우외환에도 보험사들은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올해 보험사들의 경영 키워드는 '영업력'이었다. 영업력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영업조직 인수·통합·분리에 열을 올렸다.

 

한화생명은 업계 6위권 법인보험대리점(GA)인 '피플라이프'를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 11월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피플라이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피플라이프를 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3개사가 보유한 설계사 수는 2만5000여명으로 확대됐다.

 

당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피플라이프 인수는 초우량 GA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영업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함께 멀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생명의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6월 라이나금융서비스 8개 영업조직을 양수했다. 지난 7월에는 중소형 GA인 다올프리에셋을 인수했다.

 

생존을 위해 조직 통합 전략을 택한 보험사도 있다. '업계 10위' 푸르덴셜생명과 '업계 17위' KB생명은 내년 1월 1일 통합을 통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생명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두 회사의 단순 합산한 총자산은 34조1151억원이다. 흥국생명을 제치고 8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인 KB금융은 두 회사의 판매 채널이 달라 통합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전속 설계사와 GA 중심의 영업구조를 갖춘 반면, KB생명은 은행을 기반으로 한 방카슈랑스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고객정보 공유와 비용효율화 등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영업조직 통합 움직임도 분주하다. 신한라이프는 내년 1월을 목표로 TM(텔레마케팅) 조직을 GA인 신한금융플러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형 GA 설립을 통한 제판분리 행렬에 합류한 보험사도 늘었다. 지난 1월 동양생명은 TM채널을 분사해 판매자회사인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푸르덴셜생명도 지난 6월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자회사형 GA는 전속 조직을 통한 영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전속채널과 독립채널을 활용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등장했다. 제판분리는 지점 유지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고 수요가 하락하는 생명보험과 수요가 있는 손해보험 상품을 함께 취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속조직과 외부판매조직을 병행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속조직을 분리 운영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GA시장을 전망해보면 보험사는 현행 자체 판매체널만의 상품공급으로는 GA나 플랫폼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판매자회사 설립을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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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시대 은행에 쏠린 시중자금, 역머니무브 빨라져

지난해 기준금리는 1.00%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새해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현재 3.15%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총 8차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해 왔다. 이 가운데 7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에서 이전과 동일하게 0.25% 금리를 인상했다면 1.75% 올랐겠지만, 0.50%를 인상한 빅스텝 결정이 2번 발생했다. 이에 올해만 기준금리는 2.25% 포인트 대폭 인상된 것이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한때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를 넘어서기도 했다.

 

예금금리가 높아지자 시중자금은 빠르게 은행권으로 흡수됐다. 올해 8월 말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68조5000억원에서 11월말 865조6000억원으로 97조원 넘게 증가했다.

 

고객 입장에선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에 대한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는 구조로 서민들의 빚 부담도 늘었다.

 

실제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전보다 0.36% 포인트 상승한 4.35%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기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예·적금 금리 인상이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비은행업권의 자금조달도 비상이다. 고객의 돈이 예금에만 묶여 있는 탓에 채권시장이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드, 캐피탈 등 여전사의 경우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감과 함께 여전채 투자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은행채, 한전채 등 초우량물 공급 확대로 인해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여전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2021년 중 1.97%에서 2022년 9월 4.03%로 급등했다.

 

저축은행도 거액의 자금을 은행에 뺏겼다.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은행으로의 자금쏠림에 대응해야 하지만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증권사도 현금 확보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금융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회사채, 단기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고육책으로 내놓은 전략이다. 일부 증권사는 약정금리 8%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대거 발행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증권, 여전사는 영업구조 특성상 금융시장 의존도가 높아 대내외 경제 여건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국내외 금융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면밀한 점검을 지속해야 하며, 주요 대응계획의 적합성에 대해서도 수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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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토막, 증권사 구조조정에 계열사 매각까지

연초에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증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탈됐다.

 

증시 불황과 함께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며 증권사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인력 감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계열사까지 매각하며 자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거래대금 32% 감소, 역머니무브 현상 '심각'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2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753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9조9195원에 비해 31.92%(3조1664억원) 감소했다. 증시 하락세가 멈출 조짐이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떠난 것이다.

 

올해 2977.65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3일 2333.29에 거래를 마쳤다. 1년 동안 21.64% 하락했다. 지난해 6월 3316.08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월 2134.7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유동성을 대거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과정에서 물가가 상승한 가운데 올해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에너지 가격 폭등, 물류 대란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됐다.이에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초강력 긴축을 지속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렸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증시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71조7327억원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6일 46조1188억원으로 35.71% 감소했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NH농협·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으로 지난 1월 말 666조7769억원에 비해 24.07%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는 증시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를 1940~2640포인트로 예측한다"며 "아직까지 실물 경기 측면에서 강건한 펀더멘털 회복세가 갖춰졌다고 보기 힘들다. 이를 보완해 줄 강한 유동성의 유입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랠리의 환경 역시 갖춰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적 반토막, 대형사까지 번진 '구조조정'

증시 침체와 함께 레고랜드발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며 증권사의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1조76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은 7148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59.4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7408억원으로 지난해(1조1834억원) 대비 37.40% 떨어진 수준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키움증권도 올해 각각 5147억원(전년 比 46.68% ↓), 3413억원(전년 比 63.36% ↓), 4946억원(전년 比 45.66% ↓)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모두 1조원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위축에 따른 거래 감소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이익이 감소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운용 손실이 반영된 탓도 적지 않다.

 

이처럼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부동산 PF발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졌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강원도의 레고랜드 미지급 이행 사태로 자금시장은 순식간에 경색됐다.

 

특히 대형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후순위 부동산 P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이에 케이프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력 감원 바람이 불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했고, 하이투자증권은 고연차·고연령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다올투자증권은 정규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경영 관련 직무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은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다올 타일랜드와 다올인베스트먼트까지 매각하면서 자금 수혈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원 바람은 대형 증권사까지 번졌다. 이달 KB증권은 1982년생 이상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증권이 희망퇴직을 받은 만큼 다른 대형 증권사도 본격적으로 인력 효율화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출처

[금융·증권 5대 이슈①] 금융지주, 외풍에 흔들…세대교체 확산

[금융·증권 5대 이슈②]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자금경색 뚜렷

[금융·증권 5대 이슈③] 덩치 커진 보험사…자회사 인수·통합·분리 분주

[금융·증권 5대 이슈④] 고금리시대 은행에 쏠린 시중자금…역머니무브 빨라져

[금융·증권 5대 이슈⑤·끝] 증시 반토막…증권사, 구조조정에 계열사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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