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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한국 vs 브라질'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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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기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여전히 세계의 벽은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선수들 표정엔 후련함과 아쉬움이 녹아있었다.

 

가장 먼저 들어선 김진수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더 뛰고 싶었고, 어떻게든 잘 막아보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몸이 안 움직였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 등 그라운드에서 쉴 새 없이 뛰었던 선수들도 모두 어두운 표정으로 부족했던 점들을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단순히 아쉬움만 느낀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동시에 "후회 없이 뛰었다"며 후련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브라질전에선 압도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했으나, 벤투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선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팽팽히 맞섰고, 2차전에선 가나에 0-2로 끌려가다 조규성(전북)의 멀티골로 맹추격을 했다. 3차전에선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둬 16강에 올랐다.

 

황인범은 "결과가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 팀이 흔들리는 일도 많았는데, 우리가 내부적으로 뭉치고 서로 믿으며 해온 것들을 지난 세 경기를 통해 보상받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주장인 손흥민(토트넘)도 "안타깝기는 하지만 선수들이 정말 노력하고 헌신하며 준비한 부분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전 역전 결승 골로 한국의 16강 진출의 주역이 된 황희찬(울버햄프턴)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경기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는데, 아쉬움과 후련함 등 여러 감정이 동시에 밀려오는 듯했다.

 

처음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경험한 젊은 선수들은 당차게 다음을 기약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은 "유럽, 남미 선수들과 부딪쳐 보니 (해외에) 가서 더 성장하고 싶고, 한 번 더 맞붙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며 "큰 벽이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디든 가도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벤투호의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한 이강인도 "(이번 월드컵에서) 내 모든 점이 다 부족했다. 모든 부분을 향상해야 한다"면서도 "형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선수로서 발전했음을 느낀다. 앞으로도 더 발전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대표팀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목표가 이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벤투호가 공격 축구를 펼치며 당당하게 세계 강호들에 맞서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16강 진출이라는 소중한 성과까지 냈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공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자신의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부터 자신의 축구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줬고, 이러한 전술적 틀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약팀을 상대로 치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도, 본선 직전 강팀을 스파링 파트너 삼아 치른 평가전에서도 '벤투표 축구'는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표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위기는 계속 찾아왔다. 19년 만의 우승 기회로 여겨진 2019 아시안컵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일격을 당해 8강에서 탈락했을 때 잠깐 벤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2019년 10~11월 북한과 레바논을 상대로 치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 잇따라 0-0 무승부에 그쳤을 때도 벤투호는 악평을 들어야 했다.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서 0-3 참패를 당한 것은 벤투 감독에게 치명타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관된 전술 속에서 '벤투표 축구'는 완성도를 높여갔다. 과감한 패스가 강점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안정적으로 볼을 배급하는 정우영(알사드)의 중원 조합이 잘 자리 잡으면서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받던 공격 전개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벤투호는 준비한 축구를 카타르에서 마음껏 펼쳐 보이며 '월드컵에서는 선수비 후역습을 해야 한다'는 한국 축구의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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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드컵] 멈췄지만 강인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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